부동산 중개업계에서 신화를 이룬 한인 여성이 있다.
포레스트힐(Foresthill )에서 벨라리그룹(BellaLeeGroup.com)을 운영하는 이벨라씨.
지난해에는 총 170건의 매매를 성사시켜, 중개료(commission)를 기준으로 토론토의 리멕스 전체 중개인 중 실적 2등을 차지했다. 캐나다 전체에서는 6위. 연평균 150건을 매매하는 이씨의 매매 분야는 주택이 80%를 차지한다. 이중에서 30%는 매매가 350만 달러를 웃도는 고급주택으로, 주로 욕밀스, 베이뷰 등 노스욕과 다운타운 지역이다.
또 다른 여성은 호텔을 비롯한 상업용 건물 분야에서 손꼽히는 중개인 윤선영씨.
중국계 중개인업체 매스터스 초이스(Masters’ Choice)에 소속된 윤씨의 지난해 매매액은 무려 2억5천만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는 7,500만 달러짜리를 포함한 6개 호텔에다 토론토, 미시사가, 마캄의 토지개발지역도 들어있다. 50대 초반의 이들 거물급 여성들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서로 전화하면서 부동산 관련 정보를 나누면서 협조하는 “듀엣” 이다. 매매 분야가 서로 겹치지 않아서 경쟁관계도 없다. “호텔 매매를 하다보면 소유주들이 대체로 고급주택에 거주해요. 이들을 벨라씨에게 연결시켜주기도 하죠. 일처리가 꼼곰해 믿음이 가죠.” 윤씨의 말이다.
신뢰하고 협조하는 친구이자 성공한 한인여성인 이들이 중개인으로서 만난 것은 4년전이지만 서로 걸어온 길은 달랐다. 95년 유학생 비자를 받은 남편과 함께 토론토에 정착한 이씨는 소규모 자영업을 하면서 영주권을 취득했다. 18년 전에 중개인 자격을 취득하고 일을 시작했다. 8년간 꾸준히 하니까 웬만큼 자신감이 붙었다. 뜻을 세우면 굽히지 않고 열정적으로 임하는 입지적 인물인 이씨. 아침 6시부터 밤 11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일을 떠나지 않는다. 지식을 쌓기 위해 대학의 계속교육(continuing class)을 통해 꾸준히 공부한다. 자신의 비즈니스 환경도 소비자의 성향을 파악해 마케팅 시스템이며 컴퓨터 등도 최첨단으로 바꾼다. 정상을 목표로 노력하는 그는 하루 1시간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할 뿐 골프 따위는 엄두도 못낸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해서다. 새로 만난 이란계 남편(건설업계에 종사)의 지원이 고마울 따름이다. “아직 이 분야에서 최고가 아니다. 늘 처음 힘들었을 때를 생각하면서 일에 임한다”고 웃음짖는 그는 끈기와 일관성, 노력을 직업의 좌우명으로 삼고, “고객은 언제나 옳다.”는 자세를 잊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나름의 지식도 확고하다. 올해 주택시장은 조정국면에 접어들어 거품이 꺼지면서 하향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 내년 10월 연방선거를 앞두고 경제활성화의 일환으로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콘도는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꾸준히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거용으로 집을 사려면 직장, 자녀학교, 생활방식, 예산 등 개인의 상황을 고려해서 지역을 선정하도록 권한다. 집값이 안정권에 접어들었으므로 겨울철이 구입 적기다. 현재는 매물이 많지 않지만, 조만간 고객의 반응이 많아지고 오퍼(구입의사)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토론토지역에 구입하면 안정성이 있어서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팔 사람은 지금쯤 집을 미리 내놓고 실수요자를 찾는게 유리하고, 살 사람은 지금 시장조사를 해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봄이 되면 가격이 다소 올라가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노년에 집을 줄이려는 사람에게는 미리 계획을 해서 다운사이징을 하라고 조언한다. 상가나 병원이 가까운 적절한 콘도의 저층을 분양받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3~5년을 기다리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면 도움이 된다. 방갈로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나 건축업자들이 방갈로 신축에는 관심이 적은 게 흠이다. 투자, 주택, 상가, 콘도 등 부동산에 관한 것이라면 거래와 임대, 모든 것을 상담하는 이씨는 한인 중개인들에게 “도전의식을 가지고 좀더 진취적이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2003년에 딸의 교육을 위해 위니펙으로 왔다가 이듬해 토론토로 옮겼다. 한국에 있던 남편과 헤어지자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일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의 섬유공예 석사학위가 여기서는 그다지 소용이 없었다. 조지브라운 칼라지에서 패션 관련 공부, 홈스테이, 보석감정 자격증 취득 등의 과정을 거쳤다. 성실한 그의 모습을 옆에서 보아온 지인이 부동산 중개인 자격증 취득을 권유했다.
2008년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이듬해 일을 시작했다. 처음엔 욕밀스 지역의 고급주택의 거래를 맡으면서 언어장벽에 부닥치자 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했다. 그러다 개발업자, 상가소유자 등을 만나면서 상가 매매 쪽으로 관심을 돌리면서 이들도 주로 이민자라는 데 자신감을 회복했다. “여자이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해보자”고 마음을 다져 먹었다. 산업지역의 주택지 개발을 포함해 점차 거래의 폭도 확대됐다. 캐나다 현지의 대리인들과 관계도 가까워져 매물이 점차 많아졌다. 그러나 바이어가 부족했다. 중국인 투자자들을 의식해 2015년 중국계 중개인업체로 옮겼다. 그해 말에는 캐나다한인사회의 최대 부동산 거래인 한인투자자클럽의 2,550만 달러짜리 대형 플라자(영 스트릿/엘긴밀스 로드 남쪽) 인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처음에는 만나주지도 않던 사람들이 지금은 먼저 도움을 청해올 정도”로 그들의 관심이 커졌다. 호텔업계의 정상급인 굽타(Goupta)그룹과 썬레이(Sunray), 브랜코(Vranco) 등 거래를 텄다.
그간의 어려움은 노력으로 극복했다. “What’s your take?”란 말을 잘못 알아들어 엉뚱한 대답을 한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회의가 있을 때는 사람만나는 것도 망설여졌다. 말 때문에. 영어를 적게 쓰는 쪽으로 마음이 쏠리기도 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부동산 영어공부를 집중적으로 했다. 부동산 관련 TV 쇼를 보고 영어 신문의 부동산 기사를 꼼꼼하게 읽으면서 지역의 부동산 정보를 꽤뚫었다. 부동산 관련 성공자들의 강의와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고난의 문턱을 넘긴 지금은 땅,상가,호텔 주인들이 바이어를 찾아달라고 요청하는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온다. 5년전 유태계 부동산 변호사와 재혼한 윤씨는 로스쿨을 졸업한 딸이 변호사가 되는 기쁨도 안았다.
“집값 하락으로 주택의 투자가치가 떨어지면서 투자자가 상가 건물 투자용( Income Property)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본 윤씨는 “부동산 거래에는 개발, 호텔, 토지 등 많은 분야가 있는데 한인들은 콘도, 주택 매매에만 매달려 있다.”며 “언어가 좀 부족하더라도 위축되지 말고 행동 반경을 넓이면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동산 중개인들은 직업윤리 의식을 지켜 고객의 신뢰감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